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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모자 농부의 맛집탐방 ⑩ 법성포식당

입력 : 2015-04-16 11:02:00
수정 : 0000-00-00 00:00:00



 





 




고향 이름을 당당히 내건 식당. 법성포 식당. 법성포는 주인 신경숙씨(61세)의 고향이다.



 



이 집의 모든 것이 맛있다. 재료가 특별한가? 그것도 이유가 된다. 이 집 굴비는 오빠가, 고춧가루랑 기름 등 모든 양념은 사촌들이 법성포에서 보내준다.



 



재료만 좋다고 맛이 나는 건 아니지 않나? 주인장의 음식 솜씨가 아주 좋다. 아주 맛있게 먹고도, 식당밥을 먹은 후에 생기는 갈증이 생기지 않는다. 미원을 하나도 넣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고도 이렇게 맛있다니!! 주인장의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김치도 밑반찬도 모두 신경숙씨가 한다.



 



아니나 다를까, 주인장은 서울 양평동에서 28년 동안 식당을 했다.



 





 



아이들(2남2녀)이 공부를 잘하니 선생님이 도시로 나가보라고 권해서 무작정 상경해서 양평 동에 식당을 차렸다. '영광굴비'라는 이름으로 식당을 했는데 장사가 아주 잘 되었다. 드라마 찍는 사람들부터 방송국 아나운서들까지 점심 먹으러 자신의 식당을 찾았다. 영화찍는 사람들은 아예 계약해서 식사를 했다. 그렇게 손님이 끊이지 않으니 돈 버는 재미가 넘쳐났다. 그러나 너무나 힘들었다. 그러다 무릎 수술을 했고 식당을 정리했다. 그렇게 1년을 쉬다가 '집에만 있으니 못살겠어서' 파출부로 나가 일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파주에 사는 사람 권유로 시작한 게 지금의 법성포식당이다. 큰며느리가 같이 일하고 있어 지금은 힘들지 않게 일한다 했다. 동행한 이가 식당을 해볼까 생각중이라니, "하지 말라"고 손을 내젓는다. "식당일은 힘들어요. 나는 그저 음식 만드는 게 재미 있어서 하는 거예요".



 



법성포 식당의 굴비 백반은 미나리, 가지, 버섯 등의 채소 반찬에 장조림, 멸치볶음 같은 밑반찬을 올리고, 굴비와 탕국, 그리고 숭늉까지 푸짐하게 나온다. 굴비 도 오빠가 보내주는 굴비여서 맛있고 믿을 수 있는데, 가격이 올라서 백반 값을 올릴 수 밖에 없었다며 미안해 한다. 점심에 잘 나가는 백반 말고도, 조기 매운탕, 부서찜, 제육볶음, 닭볶음탕이 있어 저녁 손님도 제법 있는 편이다.



 



막걸리를 시켰더니 [파주탁주 생 막걸리]가 나왔다. 대개의 식당은 '파주막걸리는 잘 안팔린다'고 장수막걸리를 많이 갖다 놓는데, 이 집은 파주 막걸리다. 지역 특산 막걸리를 갖다 놓는 주인장의 마음 씀씀이가 예쁘다. 손님들이 음식을 맛있게 먹을 때가 행복하다는 신경숙씨. 반찬 더 달라는 손님이 좋다는 말에, "3번 더 달라해도 좋아요?"라고 묻자, 잠시의 뜸도 없이 "그럼요"한다.



 





 



양평동 식당 시절 거지들에게 음식 싸주고, 리어카 끄는 아저씨에게 찌개랑 막걸리 드리던 그 인심이 신경숙씨 인생 인심이었다. 법성포 식당 음식은 인심이란 양념이 얹혀져 맛있나보다.



 



영광굴비 법성포식당 



파주시 금촌동 784-3.



TEL:031-945-2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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